📚 인생책 테라피 Life Book Therapy/인문 & 기타

[역사이야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역사와 두 여인의 이야기: 마리아 테레지아, 엘리자베트 황후

Healing Bo 2025. 5. 14.

안녕하세요 힐링보입니다. 오늘날 빈(Wien)을 걷다 보면 도시 곳곳에서
고풍스러운 궁전과 조각, 음악 그리고 이름 모를 슬픔들이 배어 있는
특별한 분위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 중심에는 합스부르크 왕가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지배 가문을 넘어,
수 세기 동안 유럽의 정치, 문화, 예술의 흐름을 이끌었던
역사의 무게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이름이지요.

🏰 유럽을 뒤흔든 한 가문의 탄생과 팽창

합스부르크가는 11세기경 지금의 스위스 북부에서 시작된 작은 귀족 가문이었습니다.
그러나 1273년, 루돌프 1세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자리에 오르며
그들은 역사의 전면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후 수백 년 동안 합스부르크가는
스페인, 오스트리아, 헝가리, 보헤미아(현재의 체코), 벨기에, 네덜란드, 남이탈리아 등
유럽 대부분의 지역을 영향권에 두며 거대한 제국을 건설합니다.

특히 이들은 전쟁보다 결혼을 전략으로 활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쟁은 다른 이들에게 맡기고, 너는 결혼하라”는 말이
합스부르크가의 외교 방침을 가장 잘 설명해주지요.

👑 마리아 테레지아 – 통치자이자 어머니였던 여제

합스부르크가의 오랜 역사 속에서도
가장 빛나는 이름 중 하나는 바로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입니다.

그녀는 신성로마제국 역사상 유일한 여성 통치자로,
남성 중심의 세계 속에서 결코 흔들림 없이
국가를 이끌어간 강인한 지도자였습니다.

  • 그녀는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이라는 큰 위기를 넘겼고,
    이어서 세금 제도 개편, 의무 초등 교육 도입, 군 조직 정비
    수많은 개혁을 주도하며 제국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 동시에 그녀는 16명의 자녀를 낳은 어머니이기도 했습니다.
    자녀 대부분은 유럽 왕실과 결혼하여 외교적 지형을 재편했고,
    그중에는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도 있었습니다.
  • 그녀가 사랑했던 공간, 쇤브룬 궁전
    현재도 그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아름다운 궁전으로,
    유년의 모차르트가 그녀 앞에서 연주했던 역사적 장소이기도 합니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강인함과 따뜻함, 지혜와 책임감이 공존했던 **전형적인 ‘모성 군주’**의 모습으로
오늘날까지도 깊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 엘리자베트 황후(시시) – 자유를 꿈꿨던 고독한 황후

그리고 또 한 명의 여성,
합스부르크가의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이 된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엘리자베트 황후, 흔히 **시시(Sisi)**라고 불리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16세의 나이에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와 결혼하며
당대 최고의 미모를 지닌 황후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지만,
그 이면에는 궁정 예법의 억압, 시어머니와의 갈등, 자녀를 잃은 고통,
그리고 자신의 존재가 지워지는 듯한 깊은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 시시는 운동과 미용, 시 쓰기, 여행으로 자신을 지키려 애썼고,
    끊임없이 궁정을 떠나 유럽 각지를 떠돌았습니다.
  • 그녀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여성이었지만,
    그 자유로운 정신은 황실의 틀 안에 담기에는 너무 커다란 것이었지요.
  • 결국 그녀는 1898년 제네바에서 정치적 테러에 의해 암살당하며
    비극적인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시시는 지금도 오스트리아 시민들 사이에서
‘궁정이라는 황금 새장 속 자유를 갈망했던 여인’으로
진한 애정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존재입니다.

⚰️ 그들이 잠든 곳 – 황실 납골당, 카푸친 수도원

합스부르크 황실의 수많은 인물들은
지금도 빈의 카푸친 수도원 지하에 위치한 황실 납골당에 안장되어 있습니다.

  • 마리아 테레지아와 남편 프란츠 1세,
  • 엘리자베트 황후와 프란츠 요제프 1세,
  • 그 외 140명이 넘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인물들이
    세월 속에서도 고요하게 잠들어 있지요.

묘비마다 새겨진 이름과 상징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그 화려한 권력 뒤에 있었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들
조용히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 마무리하며

합스부르크가는 제국의 영광과 정치의 냉혹함,
그리고 개인들의 외로움과 사랑, 열망과 저항이 뒤엉켜 있는 가문입니다.

그 중심에 있던 두 여인,
마리아 테레지아의 강인함시시 황후의 고독한 아름다움
비엔나라는 도시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의 핵심이기도 하지요.

빈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조용한 시간 여행이기도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