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힐링보입니다. 오늘날 빈(Wien)을 걷다 보면 도시 곳곳에서
고풍스러운 궁전과 조각, 음악 그리고 이름 모를 슬픔들이 배어 있는
특별한 분위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 중심에는 합스부르크 왕가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지배 가문을 넘어,
수 세기 동안 유럽의 정치, 문화, 예술의 흐름을 이끌었던
역사의 무게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이름이지요.
🏰 유럽을 뒤흔든 한 가문의 탄생과 팽창
합스부르크가는 11세기경 지금의 스위스 북부에서 시작된 작은 귀족 가문이었습니다.
그러나 1273년, 루돌프 1세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자리에 오르며
그들은 역사의 전면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후 수백 년 동안 합스부르크가는
스페인, 오스트리아, 헝가리, 보헤미아(현재의 체코), 벨기에, 네덜란드, 남이탈리아 등
유럽 대부분의 지역을 영향권에 두며 거대한 제국을 건설합니다.
특히 이들은 전쟁보다 결혼을 전략으로 활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쟁은 다른 이들에게 맡기고, 너는 결혼하라”는 말이
합스부르크가의 외교 방침을 가장 잘 설명해주지요.
👑 마리아 테레지아 – 통치자이자 어머니였던 여제
합스부르크가의 오랜 역사 속에서도
가장 빛나는 이름 중 하나는 바로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입니다.
그녀는 신성로마제국 역사상 유일한 여성 통치자로,
남성 중심의 세계 속에서 결코 흔들림 없이
국가를 이끌어간 강인한 지도자였습니다.
- 그녀는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이라는 큰 위기를 넘겼고,
이어서 세금 제도 개편, 의무 초등 교육 도입, 군 조직 정비 등
수많은 개혁을 주도하며 제국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 동시에 그녀는 16명의 자녀를 낳은 어머니이기도 했습니다.
자녀 대부분은 유럽 왕실과 결혼하여 외교적 지형을 재편했고,
그중에는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도 있었습니다. - 그녀가 사랑했던 공간, 쇤브룬 궁전은
현재도 그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아름다운 궁전으로,
유년의 모차르트가 그녀 앞에서 연주했던 역사적 장소이기도 합니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강인함과 따뜻함, 지혜와 책임감이 공존했던 **전형적인 ‘모성 군주’**의 모습으로
오늘날까지도 깊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 엘리자베트 황후(시시) – 자유를 꿈꿨던 고독한 황후
그리고 또 한 명의 여성,
합스부르크가의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이 된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엘리자베트 황후, 흔히 **시시(Sisi)**라고 불리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16세의 나이에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와 결혼하며
당대 최고의 미모를 지닌 황후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지만,
그 이면에는 궁정 예법의 억압, 시어머니와의 갈등, 자녀를 잃은 고통,
그리고 자신의 존재가 지워지는 듯한 깊은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 시시는 운동과 미용, 시 쓰기, 여행으로 자신을 지키려 애썼고,
끊임없이 궁정을 떠나 유럽 각지를 떠돌았습니다. - 그녀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여성이었지만,
그 자유로운 정신은 황실의 틀 안에 담기에는 너무 커다란 것이었지요. - 결국 그녀는 1898년 제네바에서 정치적 테러에 의해 암살당하며
비극적인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시시는 지금도 오스트리아 시민들 사이에서
‘궁정이라는 황금 새장 속 자유를 갈망했던 여인’으로
진한 애정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존재입니다.
⚰️ 그들이 잠든 곳 – 황실 납골당, 카푸친 수도원
합스부르크 황실의 수많은 인물들은
지금도 빈의 카푸친 수도원 지하에 위치한 황실 납골당에 안장되어 있습니다.
- 마리아 테레지아와 남편 프란츠 1세,
- 엘리자베트 황후와 프란츠 요제프 1세,
- 그 외 140명이 넘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인물들이
세월 속에서도 고요하게 잠들어 있지요.
묘비마다 새겨진 이름과 상징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그 화려한 권력 뒤에 있었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들이
조용히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 마무리하며
합스부르크가는 제국의 영광과 정치의 냉혹함,
그리고 개인들의 외로움과 사랑, 열망과 저항이 뒤엉켜 있는 가문입니다.
그 중심에 있던 두 여인,
마리아 테레지아의 강인함과 시시 황후의 고독한 아름다움은
비엔나라는 도시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의 핵심이기도 하지요.
빈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조용한 시간 여행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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